2000년 1월, 리니지에서는 게임 역사상 최초로 유저 간 결혼식 이벤트가 열렸다. 당시 리니지 커뮤니티의 중심이었던 팝리니지 에서는 이 결혼 소식이 퍼지자마자 큰 화제가 되었고, 많은 유저들이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건의 주인공은 같은 길드에서 오랫동안 함께 활동했던 한 남성 유저와 여성 유저였다. 두 사람은 오랜 기간 게임을 함께하며 친분을 쌓았고, 자연스럽게 게임 내에서도 커플처럼 행동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성 유저가 팝리니지 게시판에 "사랑하는 그녀와 리니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 모두 와서 축하해 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순식간에 인기 게시물이 되었고, 수많은 유저들이 "이건 꼭 가야 한다!", "리니지 최초의 결혼식이네"라며 관심을 보였다.
결혼식 장소는 요정 숲의 작은 연못 근처로 정해졌고, 결혼식을 알리는 초대장이 팝리니지 게시판을 통해 공개되었다. 드디어 결혼식 당일, 수십 명의 유저들이 몰려들었고, 심지어 평소 적대적이던 길드들도 이날만큼은 휴전을 선언하며 축하 분위기를 만들었다.
결혼식은 신랑과 신부가 나란히 서서 길드 마스터가 주례를 맡는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하객들은 불꽃놀이 마법을 사용하며 분위기를 돋우었다. 결혼을 축하하는 의미로 일부 유저들은 아데나와 희귀 아이템을 선물했고, 누군가는 "이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팝리니지에 글을 남기겠다!"며 감동적인 후기를 예고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졌다. 한 장난기 많은 유저가 갑자기 메테오 스톰을 시전해 결혼식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것이다! 신랑과 신부는 황급히 도망쳤고, 결혼식장에 있던 유저들은 반격하며 한바탕 난투극이 벌어졌다. 결국 결혼식은 계획대로 끝나지 못했지만, 신랑과 신부는 "이 또한 리니지다운 결혼식이었다"며 웃어넘겼다.
이 사건 이후, 팝리니지에는 "역대급 결혼식이었다", "리니지에서 결혼하려면 생존력이 중요하다"는 유머 섞인 반응들이 넘쳐났고, 이후 몇몇 유저들이 "우리도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며 비슷한 이벤트를 시도했다. 결국 이 사건은 리니지에서 유저 주도형 이벤트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인 순간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