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에페 에이스' 박경두(33·해남군청)가 정유년 새해 아침 첫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박경두는 28일(한국시각) 독일 하이덴하임에서 펼쳐진 국제펜싱연맹(FIE) 에페 월드컵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프랑스의 야닉 보렐을 15대13으로 꺾고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8강에서 엔리코 가로초를 12대11, 한점차로 꺾었고 4강에 오른 박경두는 일본의 카노 코키를 15대5로 완파하며 가볍게 결승에 올라 보렐을 누르고 끝내 금메달을 따냈다. 1m76의 박경두가 1m97의 키와 막강한 신체조건을 갖춘 보렐을 압도하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 양달식 감독(화성시청)이 이끄는 에페대표팀은 박경두를 헹가래치며 환호했다. 남자 에페가 월드컵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2000년 이후 17년만이다. 절친이자 동료인 정진선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냈습니다! 2000년 이후로 17년만에 값진 금메달을 박경두 선수가 해냈습니다. 대한민국 펜싱 화이팅입니다'하는 글로 감격을 표했다.
박경두는 '세계선수권의 사나이'로 불리는 '월드클래스' 검객이다. 2011년 이탈리아 카나티아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2014년 러시아 카잔세계선수권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2016년 아시아선수권 우승자이기도 하다. 박경두는 지난해 12월 카타르 도하 그랑프리에서 6위에 오른 데 이어 새해 첫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세계랭킹 6위로 뛰어올랐다.
남자 에페는 리우올림픽에서 1996년생 박상영(한체대·세계랭킹 1위)이 기적같은 대역전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새해에도 '1984년생 베테랑' 박경두가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정상의 기량을 다시금 증명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